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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고? 정밀초음파 검사와 입체초음파 검사가 다른 거였다고?!

글쓰는아빠 2021. 2. 6. 08:38

 

아내나 저나 임신 기간 중 바보같이 모르고 얼렁뚱땅 지나간 일들이 참 많았는데, 그 중 하나가 입체 초음파였습니다. 정밀초음파 검사와 입체초음파 검사가 그저 같은 거라고 둘다 막연히 생각하고 있었던 거죠. ^^;;

 

뭐, 엄마나 아빠나 둘 다 이번 생이 처음이니까 그럴 수도 있는 거죠 뭐!

 

그것도 그럴 만한 게 매번 정기검사를 받으러 갈 때마다 담당의께서 초음파를 보여주셨고, 심장박동 소리며, 아빠 닮았다는 말씀도 해주시고 (이것도 당시에는 성별을 은연중에 알려주신 거란 사실을 전혀 몰랐습니다 ㅋㅋㅋ 남자아이라서 아빠를 닮았다는 거였는데, 전 그냥 듣기 좋으라고 아빠 닮았네요~ 라고 해주시는 건 줄만 알았죠 ㅎㅎㅎ) , 갈 때마다 초음파 동영상들 다 백업해주시고, 20주차쯤에 이미 저는 아이의 형태를 초음파로 다 확인할 수 있는 득도의 경지에 올랐던 터라 정밀 초음파라 함은 당연 입체 초음파를 말하는 건 줄로만 알았습니다 ㅎㅎㅎ

 

 

 

부모만 알아볼 수 있다는 '내 새끼 초음파 사진'. 필자는 저기서 눈과 코, 입, 두 팔을 구분할 수 있다. 물론, 일반인은 무슨 멍멍이 소리지? 라고 할테지만, 정말 찐 레알루다가 부모가 되면 저 암호문 같은 흑백사진을 단박에 간파할 수 있게 된다

 

 

정밀 초음파 검사란?

 

 

일단 정밀 초음파 검사와 일반 초음파 검사의 차이를 말하자면, 일반인 관점에서는 이해 못할 것들 투성입니다. 일단 그냥 일반인이 봐서는 모릅니다. 차이를 알기가 대단히 어렵습니다. 똑같은 흑백무성영화 동영상을 촬영하는데, 왜 같은 촬영을 평소하던 사람이 안하고 다른 전문가라는 양반이 나타나서 하는 것인지, 왜 촬영실을 바꿔가면서 해야하는 것인지, 사실 화면을 봐도 전혀 공감이 가지 않습니다. 적어도 필자의 눈높이에선 그랬습니다. 당시에 담당의가 아닌 다른 전문의가 촬영을 해준다하여 굳이 병원의 층계를 오르락내리락 했다는 것과 화면이 이전보다는 좀 밝아보였다는 것 정도였습니다. 

 

헌데, 전문가들은 정밀 초음파 검사만으로 내부장기의 해부학적, 구조적 이상의 8~90% 정도를 발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왓더ㅍ... 언빌리버블~!!) 

 

그러니까 정기검진 때마다 제가 보던 화면으론 선청성 기형을 판별할 수 있는 가능성이 평균 5~60%인데 반해, 똑같은 흑백무성영화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밀 초음파 검사로 태아의 흉곽을 통해 폐의 기형이 심장기형이 있는지도 확인이 가능하고, 복부를 통해 타아의 간, 쓸개, 간정맥, 위와 십이지장부위까지 검사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복강 내 소장과 대장이 늘어나 있는지, 신장과 방광, 항문은 정상인지, 손, 발, 발목의 이상유무까지 파악이 가능하단 거죠.

 

더 놀라운 것은 정밀 초음파 검사만으로도 흔히 언청이라고 알고 있는 입술갈림증까지도 알 수 있다고 하니 결코 기존과 같은 수준의 초음파 촬영이 아니라는 것이죠. 

 

그래서 지금 기억을 다시 떠올려보면... 당시 전문의께서 굉장히 유쾌하시고 입담이 좋았던 분으로 기억을 하고 있는데, 어디어디 다 정상이고요, 다 좋습니다를 반복했던 것들이.. 지금 생각해보면 다 위의 내용들이었던 것 같네요. 반면 당시 내 새끼는 매우 피곤하고 언짢으셨던지 얼굴도 잘 안보여줬고, 자꾸 등을 돌리려하더란 거죠. 그러다 아빠를 닮아 로켓이 잘 있는지를 확인하려니 바로 카메라 쪽으로 얼굴을 똬아아아악!! 돌려주시더란 말이죠ㅎㅎㅎㅎ (흐뭇하군. 녀석, 나를 닮아 적당한 수줍음과 넘치는 관종끼를 타고 났...)

 

 

 

좀 우스개소리를 섞어서 했습니다만, 그만큼 정밀 초음파 검사는 문자 그대로 굉장히 정밀하다는 겁니다. 게다가 28주에서 32주 사이쯤에 촬영되는 입체 초음파 촬영에 비해 20~24주로 촬영 시기도 더 빠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입체 초음파 촬영은?

 

 

 

하지만 이미 인터넷 검색 등으로 입체 초음파 촬영이란 것이 있고, 정밀 초음파 촬영이란 것이 입체 초음파 촬영인 줄로만 알고 있었던 저희 부부는 현장에서 당황스럽기도 했고, 실망스럽기도 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https://www.openaccessjournals.com/ (우리 부부가 기대하던 건 이런 것이었죠;;)

 

 

 

위 이미지로 확인할 수 있듯이 입체 초음파 사진의 최강점은 태아의 얼굴 생김새를 거의 실물에 가깝게 미리 확인을 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때문에 블로그 검색 글들을 읽어보면, 촬영으로 인해 유대감이 갑자기 강해진 것 같다는 글들이 많음을 알 수가 있습니다. 저희 부부 역시 처음엔 그런 것을 기대하고 있었던 터라 실망하는 마음이 없잖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현장에서 입체 초음파 촬영에 대한 문의를 드렸더니 용어를 오해해서 저처럼 질문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고 해주시더군요. 사전예약만 하면 한 달 뒤 촬영이 가능한 거니 원하면 예약을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검사를 마치고 이야길 전해 들은 저희 부부는 일단 퇴장하기로 했습니다. 원하면 바로 전화로도 예약이 된다고 했으니 집으로 돌아가는 동안 생각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어떤 촬영이든 태아에겐 스트레스일 수도 있으니까

 

 

 

집에 돌아와서 검색을 하며 다시 생각을 해보니 괜한 실망을 했었단 생각이 들더군요. 이미 당시에 1, 2차 기형아 검사를 모두 마친 상태였고, 혹시나 해서 정밀 초음파 검사로 장기 기능까지 확인을 해보는 것인데 굳이 또 예약을 잡고 입체 초음파 검사를 해야하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죠. 

 

이미 낮에 정밀 초음파 검사를 하는 동안에도 굳이 얼굴을 보여주지 않으려던 아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말도 못하는 애 얼굴 한 번 보겠다는 어른들 욕심 때문에 잘자고 잘 먹기만 하면 되는 녀석을 괜히 귀찮게 깨우려 드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겁니다. 

 

물론, 얼굴을 직접 확인해 보면 더 애틋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그런 걸 보지 않더라도 이미 저는 흑백단층 사진만으로도 아이의 형태를 구분할 수 있을 정도인데 괜한 집착만 키우는 건 아닐까 하는 염려도 컸던 겁니다.

 

다행히 이런 건 저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돌아오는 길 차 안에서 톡으로 주변 지인들에게 이리저리 물어보던 아내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더라고요.

 

 

"애 얼굴 한 번 보자고 일부러 계단 오르내리고 운동하는 엄마들도 있다더라. 그렇잖아? 당일 날 촬영할 때 애가 자고 있을지,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을지 어떻게 알겠어? 근데 그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아. 그게 우리 애기한테 스트레스일 수도 있잖아."

 

 

 

30주차 때 일반 초음파 사진. 두 눈과 코뼈, 살짝 벌린 입과 두 주먹이 보인다

 

 

그래서 저희 부부는 입체 초음파 촬영은 그냥 않기로 했습니다. 

 

 

 


 

 

아마 이 글이 노출될 때쯤이면, 저희 부부는 제왕절개로 출산 후 1인실 병상에서 다인실 병상으로 옮겨온 상태일 거 같네요. 아마 당시에 촬영을 하지 않았던 것은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고 스스로에게 말하고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듭니다. 

 

토요일이겠네요. 읽어주신 티친님들 모두 행복한 주말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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