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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새해 첫 날. 육아대디 언택트 쇼핑으로 육아용품을 챙기다.

글쓰는아빠 2021. 1. 1. 15:18

 

저희 부부는 지난 2020년 2월 22일에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20년 2월 22일이 어떤 때냐 하면, 문제의 대구 신천지 코로나가 터졌을 무렵이고, 우리 부부는 그 태풍의 눈 한 가운데에 있었습니다. 네, 대구 사람들인 게죠ㅎ

 

덕분에 결혼식은 직계 가족 외 아무도 오질 않았습니다.

제가 힘든 시절을 겪고 나서 어렵게 자리를 잡아 나이 먹고 하는 결혼식이라 딴에는 제법 큰 식장을 잡았었는데,

그날 대부분의 예식이 연기, 취소 되며 그 큰 결혼식 장에 저희 부부랑 다른 팀, 딱 두 팀만 있었죠. 그것도 다른 시간대로...

 

코로나에 그 위험하다는 예식장 뷔페. 그러나 그날이 가장 안전한 뷔페였습니다.

직계 가족들 외에는 아무도 없었고, 직원들이 끊임없이 소독을 해주었으니까요. 두 집안 구성원들 다 털어서 종교가 없거나 불교인지라 확진자와 동선이 겹쳤을 일도 없을 때죠. 그래서 준비된 음식들 진짜 거덜내자는 의지로 먹었네요 ㅋㅋㅋ

 

당연히 신혼여행도 다 취소했죠. 보라카이로, 그것도 객실에서 문 열고 나오면 풀이 있는 스위트룸으로 잡아둔 걸

환불도 되지 않아 중고시장에서 헐값에 처분했었습니다. 부부가 다 직장이 문제였죠. (지금은 그만둔 백수상태지만) 저는 당시에 1인기업 인터넷쇼핑몰 업체에서 일하고 있었고, 아내는 요양원에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구멍가게에서 일했던 만큼 나름 필수인력이라 자가격리 2주 기간 동안 자리를 비우기가 곤란했고, 아내는 고령의 노인들을 상대해야 하는 위험직업군인지라 공항 자체를 못가게 했으니까요. (덕분에 제주도마저도 불발...)

 

그러니 결혼식 당일 저녁에 마누라가 먹고 싶은 거라도 원없이 먹이고 싶지 않겠어요? 회를 먹고 싶단 말에 결혼식 마치자마자 옷 갈아입고 포항으로 갔습니다. 포항도 당시 죽도시장이 확진자 동선이었다는 이야길 들었던 터라, 구룡포어시장까지 더 들어가서 ㅡ 정말, 딸랑, 회만 사서 돌아왔었죠 ㅎㅎㅎ

 

그래서 우리의 신혼생활은, 지난 2020년을 견뎌온 모두가 그렇겠지만, 조금 달랐죠.

어쩌면 우리 부부에게 아기가 찾아온 것은 그런 우울함을 모두 털어내 버리라고 하늘이 보내준 특별한 인연이 아닌가 합니다. 

 

어쩌다보니 개인사를 주저리주저리 떠들게 되었네요.

 

 

얼마나 샀는지 모르겠는데, 아직 살 게 더 남았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ㅎ

 

여튼 출산일이 이제 한 달 정도 남은 관계로 지난 연말에 여러 육아용품들을 언택트 온라인 쇼핑으로 질렀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베이비페어 행사기간 때 현장에서 마련했어도 되는 물품들이 꽤 있었는데, 당시에는 카시트만을 현장 구매 했었네요.

 

나머지 용품들은 주변에서 이것저것 물려준다는 분들이 많아서 도움을 받기로 하던 차라 급할 게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실제 젖병소독기며, 보행기며, 아기욕조며, 디럭스 유모차며... 뭐, 그런 건 거의 다 원조를 받았네요. 헌데, 단순 소모품들은 어쩔 수 없더라고요.

 

신생아 발싸개, 손싸개, 뭐 아기전용세제, 시국이 이러니 신생아용 마스크, 바닥 매트 등등 ㅡ 하여튼 꽤 많더라고요. 당장 기억하는 것만 적었는데도 꽤 되네요. 사진에 저 박스들은 제가 살면서 한 번에 저 정도로 택배를 받아본 적이 없었던 터라 기념으로 찍어본 겁니다 ㅋㅋㅋ

 

덕분에 새해 시작부터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네요.

애기 옷가지를 둘 곳도 만들어야 하고, 잠자리며, 용품들을 정리해서 쟁여둘 곳도 맹글어야죠ㅎ

또 내일부터는 마누라도 출산휴가가 시작되는 터라 하루 삼시세끼도 다 제가 차려줘야 하니 이것도 이젠 걱정이네요ㅋ

 

 

그래도 이 모든 과정이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이웃님들 모두 새해는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하시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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