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부터 아내와 약속했던 것이 우리가 먹을 밥은 내가 할테니 아이들이 생기면 아이들 밥은 네가 관리하자였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갱상도 남자라서 맵고 칼칼한 자극적인 음식을 매우 선호하는 편이고, 아내는 매운 걸 전혀 못 먹고 늘상 달달한 걸 찾아서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어릴 적부터 음식 만드는 걸 즐겼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내가 내 입에 맞는 밥을 만들어 먹는 걸 원했습니다. 그리고 그게 너무 늦게 이루어졌습니다. 스무살 이후로 늘 자취를 해왔는데, 좁은 원룸이라 도마 하나 제대로 놓기가 힘든 환경에서 오래 지내다 보니... 가스렌지 화구가 2개 이상 되는 부엌에서 살아봤으면 하는 게 한 동안 소원이었죠 ㅋㅋㅋ (아, 소박하다..) 그 소원이 이루어진 게 서른 중반 넘어서였습니다. 그래서 신혼집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