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는아빠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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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짜투리시간/도서 읽고 16

조셉 콘래드의 암흑의 핵심 - 관념적 묘사와 서사 진행의 힘

민음사세계문학전집 7권에 속하는 조셉 콘래드의 암흑의 핵심. 아무래도 외국인이다보니 이름과 제목을 표기하는데 있어서 출판사 별로도 차이가 있다. 사실 뭐, 그런 게 중요한 건 아니다. 중요한 건 그가 '영국문학을 대표하는 폴란드 태생의 작가'라는 점이고, 뱃사람 생활을 오래했다는 점, 그리고 그런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을 썼다는 점이다. 그의 이런 독특한 이력과 '제국주의의 환상을 떨쳐내지 못했던 대영제국'이란 시대 환경이 맞물려 탄생한 소설이 '암흑의 핵심, (또는 어둠의 심연)'이다. 사실 책을 읽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이 책에 대해 말하기란 쉽지가 않다. 그건 당장 이 책의 제목이 번역자에 의해 다르게 번역되었다는 점부터가 그렇다. 조지프 콘래드는 폴란드인이었으며, 뱃사람 생활 이전에는 영어..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을 정말 반사회주의 소설로만 읽을 것인가?

민음사의 세계고전문학을 읽고 있는 요즘이다. 차례대로 읽고 있는데, 이 속도로 읽는다면, 과연 살아 있는 동안 마지막 권까지 읽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다. 그러던 중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을 읽어보게 되었다. 어릴 적 기억과는 확실히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 아무래도 어린 시절에 읽었던 책은 아동의 눈을 의식하여 어딘가 결말을 동화적으로 바꿔놓은 것 같다. 아무리 어릴 적이라고는 해도 너무나 생소한 이미지니 말이다. 여튼, 각설하고.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은 진정으로 좋은 소설이었다. 조지오웰, 스탈린의 구소련 사회주의를 까다!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이 구소련의 사회주의를 정면으로 비판하였다는 건 책 좀 읽었다고 시원하게 방귀 뀌어보려고 폼잡는 사람들 사이에선 이미 상식이 된지 오래다. 그래서 모두의 그..

그리스인 조르바 - 자유로운 영혼이 되기까지의 여정

(2018년 이전에 다른 사이트에 최초 작성했던 글을 다시 퍼온 글입니다.) 오랜만에 읽은 좋은 책이었다. 헌데, 인정할 수밖에 없는 좋은 책이라서... 오히려 부가적으로 받은 짜증이 엄청나게 컸다. 아, 나의 모순이란... 그리스인 조르바는 어쩌다 추천도서가 되었는가?? 사실 언제가부터 귀에 좀 거슬렸다. 그리스인 조르바, 읽어봤어요? 이게 자꾸 반복해서 들리니 좀 의아했다. 하기사 좋은 책은 권유받기 마련이다. 근데, 주변에서 너도나도 좋다고하면 우선 의심이 드는 것도 당연지사. 그래서 기회되면 읽어보자- 하고 미뤄뒀던 게 사실. 심보도 고약해서 여기저기서 올라오는 리뷰도 모른 척했던 것도 숨길 수 없는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혹 보였던 글들과 들리는 소문들까지는 어찌할 수 없었다. 그걸 대략 ..

김연수의 처녀작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

(현재까지 포스팅된 책 포스팅들은 2015년부터 2018년쯤 사이에 타 사이트 블로그에 직접 먼저 게시했었던 글을 보관하기 위해서 다시 퍼온 겁니다.) 연휴 덕에 드디어 벼르던 책을 읽었다. 정말이지 잘 읽히지 않았던 책. 김연수의 가면을 가리키며 걷기. 솔직히 무진장 재밌기는 했지만, 의도적으로 문단을 나누지 않은 그의 문장 덕에 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읽어내기가 쉬운 게 아니었다. 덕분에 지난 한 해 동안 몇 차례나 벼르기만 하다가 이번 연휴에 비로소 결말을 본 것이다. 김연수의 최근작과 그의 처녀작은 여러 면에서 차이를 보인다. 우선 그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크게 다른 내용이 아니더라도 기본적인 이야기 전개 방식이나 문체, 등장인물들의 입체감, 구성 등에서는 큰 차이를 보인다. 아무래도 처녀작은 ..

깊이에의 강요 - 파트리트 쥐스킨트

우리는 서로 작용하며, 부조리한 많은 것들로부터 싸우기 위해 스스로 빛이 된다. 향수, 좀머씨 이야기를 쓴 쥐스킨트의 단편모음집이다. (솔직히 매우 유명한 책이라서 내가 굳이 또 서평을 남길 필요가 있긴 한 걸까... 하는 생각도 든다.) 책은 4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정확히는 단편 3개에 작가의 개인적 에세이 비슷한 글 하나다. 그러나 나는 그마저도 일종의 형식을 차용했을 뿐, 4개의 단편이 아닌가 하고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 많은 서평들이 각각의 단편들을 따로 두고 말들을 하던데.. 나는 이 4개의 단편들이 모여 하나의 삼각뿔을 이룬다고 봤다. (3개의 단편이 삼각뿔을 형성하면, 나머지가 그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꼴로 형상화 된 것처럼 보였다고나 할까??) 먼저 놓이게 되는 소설 '깊이에의 강요..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 , 위화의 인생을 읽고

두 권 모두 가공인물의 일대기를 그렸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만, 작가들이 동시대의 인물들이 아니고, 국적이 다른 만큼 이야기는 그 색깔이 판이하게 차이가 납니다ㅎ 아, 그럼, 작가들부터 소개를 해볼까요? 달과 6펜스의 저자 서머싯 몸은 영국인이지만, 출생은 파리였습니다. 유년기의 성장은 영국에서 하게 되지만, 청년기에는 독일에서 유학을 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그래서 그런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달과 6펜스를 보면, 전체적인 이야기 구조에 있어 물리적 배경은 큰 제한이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주인공을 쫓는 작가의 시선만이 있으며, 그 시선을 따라 런던에서 파리, 타히티로 배경 무대는 마지막까지 변화합니다. 인생의 저자 위화는 서머싯 몸 선생이 잠들기 5년 전쯤에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현재 나이 ..

김원일 마당깊은 집을 읽고 - 전쟁이 앗아간 것들에 대하여

김원일 마당깊은 집을 읽고 전쟁이 앗아간 것들에 대하여 작년 12월말쯤. 대학시절의 은사이신 교수님을 뵈었을 때, 김원일의 마당깊은 집에 대해서 듣게 되었다. 분명 대학 3, 4학년 때쯤 그 분의 수업을 듣기 위해서 읽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막상 떠올려보려니 상이군인의 갈고리손 외에는 전혀 기억나는 이미지가 없었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야무지게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고맙게도 문화공장에서 독토를 진행할 거란 소식이 들려 곧장 읽어버렸다. 다행히 많이 읽힌 책이다. 이제는 종영이 되었지만, MBC느낌표 라는 TV프로그램이 있었다. 거기에서 선정도서로 선정된 덕택에 80년대 이후 탄생한 것치곤 다행히도 많은 사람들에게 많이 읽힌 몇 안되는 한국현대문학소설이다. (소설의 배경을 이해시켜주기 위해 이..

허삼관 매혈기 -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 그 자세에 대해.

위화의 소설은 기본적으로 재미있다. 소설가에게 그보다 더한 명예가 또 있으려나? 재밌는 소설을 쓰는 소설가, 위화. 그의 소설만큼이나 참 솔직하고 담백한 평이 아닐 수 없겠다. 그래서 구구절절 쓰려니 오히려 좀 실례되는 기분마저 들 정도다. 일단 허삼관 매혈기의 가장 큰 장점은 국내 번역이 너무 잘 되어서 솔직히 중국소설이 아니라 한국소설이라고 하더라도 믿을 수 있을 정도다. (물론, 이런저런 큰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두고 있다는 점에서 어쩔 수 없기도 하지만... 그만큼 기본적인 서술과 묘사, 해학적인 부분들에 대한 번역이 탁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 남자의 인생, 나아가 한 가족의 일생을 다룬다는 점에서도 감동의 폭이 매우 크다. 다시 말해, 전체 소설 진행에 있어서 걸음을 멈추고 곱씹어 볼만한..

오디비우스 변신이야기 - 민음사세계고전문학전집 읽기

사실 민음사의 세계고전문학전집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내가 혐오하는 먹물내음이 가득하다. 당장 이번 변신이야기만 하더라도 번역자인 이윤기 작가의 지나치게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그러니까 굳이 독자에게 로마식 표기와 그리스식 표기가 다르다며 매순간 등장인물들 이름에 대해 각주를 넣는다든지, 인용되는 인물들의 생략된 스토리를 구구절절하게 각주에서 다 풀어놓는다든지 하는 지나친 노력들... 덕분에 쉽게 읽혀야할 문장들이 계속 브레이크가 걸린다.) 단순히 교양 수준으로 알아두기에는 다소 지나치게 과잉된 정보전달이다. 물론, 문학서적이 얼마간 두뇌회전을 해보는 맛에 읽는 것이긴 하지만, 이런 원형의 작품. 고전을 다룸에 있어서도 꼭 이렇게 티를 내어 읽기 어렵게 만들어야 했냐에 대해선 여전히 회의적인..

밀란 쿤데라의 커튼, 장막을 걷고 소설을 만나는 길

밀란 쿤데라의 커튼은 그의 에세이집입니다. 헌데, 꽤 팍팍한 에세이입니다. 그가 딱히 의도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제법 학문적인 용어들도 등장을 하고, 몇 편의 소설들과 작가들을 거듭 언급하며 인용하는데, 그 소설들을 읽지 않은 입장의 사람이 읽게 된다면, 당연히 곤혹스러워질 수가 있겠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당대의 예술작가(?)였던 쿤데라 본인이 직접 당시의 '현대소설'에 대해 사색하고, 고찰한 바를 직접 서술했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럽게 책은 소설의 근본적인 존재이유와 탄생 배경, 소설을 쓰는 작가들의 태도와 그 소설들이 자신이 머물렀고, 머무르고 있는 유럽의 각 지역들 속에서 어떻게 서로에게 영향을 미쳤으며, 심지어 어떤 식으로 간섭하며, 전개되었는가까지 단숨에 거침없이 파헤칩니다. 글은 자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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