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은 여러모로 흥미로운 소설이다. 미국 소설이다. 그런데 유럽에서 읽혔고, 그래서 한국으로도 들어왔다. 소설의 작가, 존 윌리엄스는 이미 고인이다. 그는 아마 이 작품을 쓰며 독자들의 반응과 스스로가 하고 싶은 이야기 사이의 딜레마를, 다른 여느 작가들처럼 고민했으리라. 그러나 그 딜레마의 대상이 되는 독자들이 자국인 미국시민이 아니라 유럽인들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그것도 그의 사후 50년이 지나서야 인기를 끌게 되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분명 그의 고려 대상이 아니었으리라. 1. 한 남자의 이야기 소설은 윌리엄 스토너 라는 한 사내에 관한 이야기다. 사내의 인생에서 어떤 특별한 사건에 대한 기록 같은 것은 아니다. 그저 그 사내의 인생에 관해서다. 소설의 도입부터 요즘 트렌디한 소설들과는 그 궤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