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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육아일기/가족 나들이 여행

대구 근교 가족나들이 2시간 거리 드라이브 경주 양남 주상절리전망대 (feat. 생후 78일차 아기와 함께)

글쓰는아빠 2021. 4. 21. 10:12

어제는 아내의 생일이었습니다.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는 아기 덕에 쉽게 외출을 할 수 없는 아내를 위해 나들이를 계획했습니다. 

 

생후 80일이 채 되지 않은 아기가 있는 관계로 나들이 장소 설정에 제법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1. 최대 편도 2시간 이내 거리에 목적지가 있어야 한다. 
  2. 코시국 상황을 고려, 이동 중 아기를 동반한 채 식당이나 휴게소, 카페 등에 출입을 하지 않는다.
  3. 식사는 야외에서 간편하게 도시락으로 대처한다. 
  4. 아기 기저귀를 편하게 갈 수 있는 환경이어야 한다.
  5. 아기띠 착용상태로 활동해야 하므로, 이동구간이 짧고 볼거리가 풍성하거나 강렬해야 한다.

 

 

 

이렇게 제한적인 요건에 맞춰서 장소를 찾는 건 사실 쉽지가 않습니다. 

헌데! 때마침, 아주 괜찮은 장소를, 시기적절하게 마주하게 됩니다!

 

바로 티친이신 라오니스 님께서 해주신 포스팅을 보게 된 것이죠 ㅎㅎ

 

 

https://raonyss.tistory.com/2381

 

동해에 꽃처럼 피어나다. 경주 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

경주 양남 주상절리 파도소리길 동해안 따라 이어가는 여행길입니다. 포항의 바다를 따라 내려오다 경주로 접어듭니다. 경주하면 역사유적을 먼저 떠오르실 것입니다. 경주도 동해와 접해있습

raonyss.tistory.com

 

 

그래서 바로 목적지로 정했죠 ㅎㅎㅎ

 

그리고 오래지 않아 아내의 생일, 당일이 되었습니다. 

 

 

 

아내가 깨기 전에 아이를 바운서에 태워 놀립니다.

 

 

생일엔 응당 생일상을 받고 시작해야 기분 아니겠습니까? 출산 후에 부지런히 미역국을 먹어서 질렸을 테지만, 그래도 한 번 더 미역국을 끓여 봅니다. 

 

 

생일상이라 차렸지만, 평소와 그닥 다를 바 없는 아침상..

 

 

국을 끓이고, 호박과 두부를 붙입니다. 도시락과 함께 준비해야 해서 손은 바쁜데, 평소와 크게 다를 바가 없는 상을 차리게 됩니다. 시작부터 미안한 마음을 안고 시작합니다. 

 

오랜만에 나들이 한다고 화장하겠다는 아내를 위해 아기띠를 둘러메고 설거지와 청소를 하고, 쓰레기를 버립니다. 그러다보니 벌써 오전 10시 30분입니다. 바쁘게 자동차 시동을 겁니다.

 

대구에서 경주 양남 방면으로 가려면 국도가 아주 편하게 잘 되어 있습니다. 백수라서 평일에 떠나는 거라 길 위에는 차도 별로 없습니다. 게다가 동구 안심역 이후 영천 진입 전까지 주유소들은 기름값이 보통 저렴한 편입니다. 휘발유가 리터당 평균 1470원이었으니 괜찮은 편이죠. 부담없이 모닝의 배도 채웁니다. 가뿐하게 달립니다. 

 

km로만 보면 1시간 30분도 안 걸릴 거리인데, 생각보다 예상 시간이 더 걸리는 게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목적지와 가까워지고 나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됩니다. 전혀 생각지 않던 변수가 발생한 겁니다. 

 

 

골프장을 낀 산을 넘어가야 합니다. 꼬불꼬불한 길이 연이어져서 속도를 낼 수 없습니다.

 

 

꼬불꼬불 산길을 넘어가야 했던 겁니다. 안전을 위해 감히 속도를 낼 수가 없습니다. 게다가 아기 입장에선 인생 80일차가 되기도 전에 생애 첫 차멀미를 경험할 수도 있는 위험이 찾아온 겁니다. 이건 아기에게 매우 좋지 않을 수 있는 상황인 거죠. 

 

다행히 출발과 동시에 잠들었던 아기는 목적지에 도착하고 나서도 잠에서 깨질 않았네요 ㅋㅋㅋㅋㅋ

 

 

읍천항 주차장에 주차를 했습니다.

 

일단 주차장에 짐을 풀고나서 주변을 둘러봅니다.

주상절리 파도소리길 안내도가 친절하게 포인트 구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파도소리길은 읍천항에서 하서항까지 편도 약 1.7km의 거리입니다. 데크로 편하게 잘 짜여져 있고, 곳곳마다 주상절리를 비롯하여 전망대, 대나무숲과 야생화단지, 포토존 등 볼거리들이 있습니다. 우린 아기의 수유텀과 우리의 체력을 고려하여 읍천항 벽화마을부터 전망대까지만 보고 오기로 합니다.

 

 

입구는 파도소리길 안내도가 맞이해줍니다.

 

일단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도시락을 챙겨 나와서 주변을 둘러봅니다.

탁 트인 바다가 마음에 안정감을 줍니다.

 

 

주차장은 부두와 맞닿아있고, 부두는 또 작은 공원처럼 꾸며서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해주고 있었습니다.

 

도시락으로 싸온 주먹밥 도시락을 꺼냅니다. 봄나물과 멸치, 밥을 볶아서 고추장으로 양념한 녀석입니다. 혹시나 밋밋할까 싶어서 밥 위에 김을 잘라 올려뒀는데,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하나씩 집어먹을 때마다 김을 원하는 만큼 묻혀서 먹으니 짭짤하게 간도 잡아줍니다.

 

 

도시락은 주먹밥. 아기도 간만에 광합성을 합니다.

 

아기가 이렇게 햇살을 고스란히 받은 건 어제가 처음이 아니었던가 합니다.

코시국이 무서워서 집에만 뒀더니 피부가 뽀얗다 못해 백인인가 싶을 정도였네요. (엄마, 아빠 모두 거무튀튀해서 미스테리이긴 합니다. 특히, 아빠는 흑인 수준.)

 

 

본격적인 출발 전에 읍천항 등대 앞에서 한 컷.

 

 

목적지인 전망대가 보입니다.

 

출발 전에 주변을 다시 둘러봅니다. 기시감이 듭니다. 살면서 한 번 와봤던 곳인 것 같습니다. 당황한 맘이 고개를 드는 찰나, 부부는 역시 일심동체! 아내도 왔던 곳이라고 합니다ㅋ 일하면서 왔다고 하네요. 사회복지사로 요양원에서 일을 했던 아내가 어르신들을 모시고 왔던 곳이라고 합니다. 당시엔 바로 전망대쯤에서 내려서 전망대로 올라가지 않고 잠시 머물마다가 식사만 하고 이동을 했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긴가민가하고 있었다고 합니다ㅎㅎ

 

헌데,

전 고장난 로봇마냥 와본 곳이긴 한 것 같은데, 대체 언제쯤 와봤던 것인지... 정확히 기억을 못해냅니다 ㅠㅠ

 

 

파도소리길 스타트!

 

 

고소공포증이 있는 제겐 무덤과도 같은 곳, 출렁다리!!

 

다행히 고소공포증을 견딜 수 있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들이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파도소리길로 접어들자 오래지 않아 출렁다리가 나타나고, 곧이어 주상절리들이 보입니다.

마그마가 세상으로 튀어나와 급격히 식으면서 수축되는 현상으로 생겨나는 걸 '주상절리'라고 한다고 하더군요. 

어쨋든,

 

주상절리는 절리 환상적입니다.

 

 

이때쯤만 해도 좀 독특하구나 하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이걸 보고 우와왓! 대박! 신기하다! 감탄합니다.

 

 

헌데, 끝판대장은 따로 있었습니다. 부채꼴모양의 주상절리는 세계적으로도 희귀하여 동해의 꽃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주상절리들과 차례대로 마주합니다.

그중에서 역시 백미는 부채꼴모양의 주상절리입니다. 세계적으로도 그 형상이 희귀하여 동해의 꽃이라고 불리고 있답니다. 조금 더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보면 정말 만개한 꽃처럼도 보인다고 해서 전망대를 따로 만든 거라고 하더군요. 서둘러 전망대로 향합니다. 

 

 

 

전망대 내부는 주상절리에 대해 쉽게 알 수 있도록 잘 꾸며져 있습니다.

 

 

전망대 입장은 무료고, 코시국이라 입장 시에는 마스크를 필히 착용하고, QR코드로 체크인을 합니다.

(헌데, 4층에서 기념촬영한답시고 좁은 곳에서 마스크 벗고 활짝 웃으면서 찍던 아줌니들 덕에 피가 꺼꾸로 솟는 줄...)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주상절리

 

 

확실히 전망대에 올라서 내려다 본 주상절리가 더 멋져보이긴 합니다.

다만 유리창 너머를 카메라로 담으려니 그닥 예쁘게 나오지는 않네요;;

제 키가 아담사이즈라 더 그런 것도 같습니다 ㅠㅠ

 

 

 

돌아서서 나오기 전에 아쉬운 마음에 더 남겨봅니다.

 

 

전망대 안에는 시민들이 참여한 사진대회 작품들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주상절리 뿐만 아니라 경주일대를 담은 사진들이라서 볼거리가 제법 풍부하게 느껴졌습니다. 

 

 

하트모양의 해안.

 

돌아나오는 길에는 하트모양의 해안도 눈에 담아둡니다. 관측 위치에 따라 하트가 선명하게 보일 수 있다는데, 아쉽게도 저희는 대략적인 윤곽 정도만 확인했습니다. 굳이 그런 게 아니더라도 이미 잔잔하게 불어오는 해풍으로 모든 게 만족스러웠습니다.

 

이대로 파도소리길을 빠져나와 마을의 벽화를 둘러봅니다. 날이 점점 더워지며 피로해진다고 느낄 때쯤, 아기가 웁니다. 급히 주차장으로 돌아와 차에서 기저귀를 갈아줍니다. 이제는 슬슬 돌아갈 시간입니다. 곧 분유를 달라고 울어젖힐 시간이라서 서둘러 퇴장을 합니다. 

 

아주 잠시 잠깐이었지만, 아내도, 저도, 아주 만족스러웠던 나들이였습니다.

 

다시 꼬불꼬불 산길을 타야한다는 부담이 거세었는데, 다행히 아기는 차안에서 금방 잠들었습니다. 오히려 산길을 벗어나자마자 깨서는 분유를 달라고 조르더군요. 이디야커피가 보이는 곳에 잠시 주차를 하고 아기에게 밥을 먹입니다. 저도, 아내도, 차 안에서 아이스카페모카를 즐기며 남은 스케줄에 대해 이야길 합니다.

 

 

뭐, 남은 스케줄이야 뭐...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꽈?

 

 

 

생일날 마무리는 역시!!

 

 

동네로 접어들면서 회를 배달시키고 베스킨라빈스에 들려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픽업해 옵니다. 

 

참으로

 

촘촘하고,

그러면서도 

따뜻하고,

너무도

알찼던 하루였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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