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 쿤데라의 커튼은 그의 에세이집입니다. 헌데, 꽤 팍팍한 에세이입니다. 그가 딱히 의도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제법 학문적인 용어들도 등장을 하고, 몇 편의 소설들과 작가들을 거듭 언급하며 인용하는데, 그 소설들을 읽지 않은 입장의 사람이 읽게 된다면, 당연히 곤혹스러워질 수가 있겠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당대의 예술작가(?)였던 쿤데라 본인이 직접 당시의 '현대소설'에 대해 사색하고, 고찰한 바를 직접 서술했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럽게 책은 소설의 근본적인 존재이유와 탄생 배경, 소설을 쓰는 작가들의 태도와 그 소설들이 자신이 머물렀고, 머무르고 있는 유럽의 각 지역들 속에서 어떻게 서로에게 영향을 미쳤으며, 심지어 어떤 식으로 간섭하며, 전개되었는가까지 단숨에 거침없이 파헤칩니다. 글은 자연..